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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 공기 오염과 해결 방법

신축 아파트 입주 전, 실내 공기 정화 준비 체크 리스트

왜 신축 아파트는 실내 공기질이 더 나쁠 수 있는가?

많은 사람이 신축 아파트에 입주하면 쾌적하고 깨끗한 환경일 것이라 기대합니다. 그러나 막 지어진 새집은 외부보다 실내 공기가 더 오염되어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 이유는 바로 건축 자재, 접착제, 페인트, 합판 가구, 실리콘 마감재 등에서 발생하는 휘발성 유기화합물(VOCs) 때문입니다. 대표적인 실내 공기 오염 물질로는 포름알데히드, 톨루엔, 자일렌, 벤젠 등이 있으며, 이들 물질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공기 중에 오랫동안 떠다니며 호흡기를 자극하거나 두통, 피부 트러블, 심하면 장기 손상까지 유발할 수 있습니다. 특히 신생아, 임산부, 호흡기 질환자에게는 그 위험이 훨씬 큽니다.

 

신축 아파트는 외관은 새롭지만 실내 공기는 '화학물질이 가득한 밀폐 공간'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입주 전부터 철저한 실내 공기 정화 계획이 필요합니다.

 

넓고 환한 신축 아파트 실내
신축 아파트는 외형은 깨끗하지만 자재에서 발생하는 유해물질로 인해 실내 공기질은 오히려 나쁠 수 있습니다.

 

 

환기는 기본 중의 기본: 입주 전 2주 이상 ‘자연 환기’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중요한 실내 공기 정화 방법은 충분한 자연 환기입니다.

 

신축 아파트의 경우, 공사가 끝나고 내부 마감재에서 발생하는 유해가스가 본격적으로 공기 중으로 퍼지는 시기이기 때문에, 입주 전 최소 2주 이상은 창문을 활짝 열고 강제 환기를 반복적으로 진행해야 합니다.

하루 3-4회, 창문을 10-30분간 전면 개방해 외부 공기를 순환시키는 것이 효과적이며, 풍향이 있는 날에는 창문을 대각선 방향으로 열어 교차 환기를 유도하는 것이 좋습니다. 


실내 온도와 무관하게 환기를 반복하는 것이 새집증후군 예방의 기본입니다.

 

또한, 이사 직전에는 실내 문까지 모두 열어 방과 방 사이의 공기 흐름이 원활하게 유지되도록 해야 하며, 거실, 안방, 작은방 등 전체 공간을 동시에 환기시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공기청정기를 아무리 가동해도, 기본적인 자연 환기를 건너뛰면 실내 유해가스 농도는 낮아지지 않습니다.

 

 

입주 전 시공 자재와 가구 체크: 친환경 등급 확인 필수

실내 공기 오염의 주요 원인은 마감 자재에서 시작되므로, 입주 전 공정에서 어떤 자재가 사용됐는지를 확인하는 과정이 매우 중요합니다. 현관 신발장, 주방 가구, 붙박이장, 바닥재, 벽지 등은 대부분 MDF나 합성소재로 제작되며, 이들 자재에서 포름알데히드와 톨루엔이 장기간 방출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시공사나 인테리어 업체를 통해 E0 또는 SE0 등급 이상의 친환경 자재 사용 여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이와 함께, 새 가구를 들이기 전에는 친환경 인증 마크(KC 인증, 환경표지 인증 등) 유무와 방출량 등급도 꼼꼼히 체크해야 합니다.

 

또한, 입주 후 일정 기간은 가구 문과 서랍을 모두 열어 내부까지 통풍이 되도록 유지하는 것이 좋습니다. 냄새가 강하게 나는 가구는 베란다나 별도 공간에서 며칠간 탈취 후 배치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입주 전에 실내에서 장시간 활동할 아이가 있다면, 더욱 철저한 자재 검토와 가구 선택이 필요합니다.

 

새 가구의 문이 활짝 열려 내부가 통풍되는 모습
새 가구는 설치 후 문을 열어 내부까지 통풍시켜야 포름알데히드 등의 실내 방출을 줄일 수 있습니다.

 

 

공기정화 장비의 적절한 활용: 필터 등급과 용량 확인

신축 아파트에서는 공기정화 장비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집니다. 대표적인 장비로는 공기청정기, 탈취기, 숯이나 제올라이트 같은 흡착 소재, 식물형 공기정화 장치 등이 있으며, 각각의 역할이 다릅니다.

 

가장 먼저 준비할 것은 HEPA 필터가 탑재된 공기청정기입니다. CADR 수치가 거실 크기보다 높은 모델을 1대 이상 배치하고, 실내 각 방에는 최소 소형 공기청정기를 각각 설치하는 것이 좋습니다. 단일 제품으로 여러 공간을 커버하려 하면 공기 정화가 균일하게 이루어지지 않으며, 필터 수명도 빨리 단축됩니다.

 

휘발성 유기화합물을 흡착하는 데에는 활성탄 필터, 숯, 제올라이트 필터 등이 효과적이며, 정기적인 교체 또는 햇빛 소독이 필요합니다. 보조적으로는 스파티필룸, 아레카야자, 산세베리아 등 공기정화 식물을 두는 것도 좋지만, 과신하지 말고 보완 수단으로만 활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공기정화 장비는 입주 직후뿐 아니라, 입주 전부터 가동해 실내 오염물질 농도를 낮추는 용도로 활용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입주 전 실내 공기질 점검 서비스도 활용 가능

최근에는 신축 아파트 실내 공기질 측정 및 정화 서비스를 제공하는 전문 업체들도 늘고 있습니다. 이들은 입주 전 포름알데히드, 톨루엔, 총 휘발성 유기화합물(TVOC), 미세먼지 등의 실시간 수치를 분석하고, 공간별로 정화 설루션(솔루션)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운영됩니다.

 

또한, 일부 아파트 단지는 자체적으로 입주 전 실내 공기질을 측정해 결과를 제공하는 시스템을 갖추기도 하며, 정화 후 다시 측정해 기준치를 통과했을 때 입주를 권장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입주 전 측정 결과가 기준을 초과한다면, 추가 환기, 자재 교체, 실리콘 보강, 탈취 시공 등을 진행해 사전 대응이 가능합니다.


입주 후 증상이 나타나 조치하는 것보다, 입주 전 객관적인 수치를 통해 미리 관리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고 안전합니다.

“우리 집은 새 아파트니까 괜찮겠지”라는 생각보다는, 입주 전 확인과 준비가 아이와 가족의 건강을 지키는 첫 걸음입니다.

 

 

📚 참고자료
- 국립환경과학원. “신축 공동주택 실내 공기질 조사 보고서” (2021)
- 한국환경산업기술원. “새집증후군 저감 및 실내공기질 개선 가이드” (2022)